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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신축년의 희망 키워드 네가지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사회를 위해
  • 장길수
  • 승인 2021.01.03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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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 사이배슬론 대회에서 카이스트 공경철 교수가 이끄는 국내 팀이 착용형 종목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우승은 인간과 로봇의 공존 사회라는 관점에서 우리 사회에 중요한 화두를 던지고 있다.(사진=카이스트)

모두를 힘들게 했던 경자년을 뒤로 하고 2021년 신축년이 다가왔다. 2020년은 우리 모두에게 아주 힘겨운 한해였다. 바이러스는 창궐하는데, 정작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이제 경자년의 아픈 기억과 경험들을 뒤로 하고 신축년을 어떻게 희망으로 수 놓을지 얘기해야할 시점이다. 

이맘 때가 되면 상투적으로 희망과 축복의 메시지를 교환하지만 혹독한 코로나 겨울을 통과하고 있는 우리에게 이런 상투적인 염원조차 예사롭게 들리지않는다. 서로를 위로하고 용기를 북돋아주면서 우리 공동체의 역량을 국난 극복에 결집하려는 노력이 그 어느때 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신축년은 황소의 뚝심과 선함으로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로봇산업계도 한단계 도약하는 한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신축년을 맞아 로봇산업계의 희망 키워드 네가지를 정리해봤다.

1) 국내 로봇산업 ‘판’을 키우자

국내 로봇산업은 그동안 판이 너무 작았다.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산업이라는 데 누구도 토를 달지않았지만 정작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매출 3000억원이 넘는 로봇 기업이 고작 1개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국내 로보산업의 현주소를 씁쓸하게 대변한다. 매출 1000억원을 상회하는 로봇전문기업들이 별로 없다. 로봇은 정부의 미래 청사진에서만 빛을 발했고, 4차산업혁명을 이끌었다. 게다가 4차산업혁명을 선전하고 홍보하는 데 로봇만한 재료도 없다. 사진찍고 홍보하는 데는 로봇이 제격이다. 정작 현실로 돌아가면 국내 로봇산업은 답답할 정도로 더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거기에 코로나가 덮쳤다. 

산업용 로봇과 몇몇 분야의 전문 서비스 로봇을 제외하곤 실용적인 측면에서 유용한 서비스 로봇들이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아직은 제공하는 기능에 비해 가격도 높아 보인다.

하지만 로봇산업의 판이 커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인수한 것은 그런 의미에서 매우 상징적이다. 일찍 이런 로봇 전문기업을 키우지못한 게 안타깝지만 보스턴 다이나믹스라는 발군의 기술력을 갖춘 기업을 인수하면서 우리 로봇산업을 바라보는 대내외적인 시각이 교정되기를 바란다. 로봇도 이제 투자할만하다는 인식이 확산되어야한다.

2020년에는 대기업뿐 아니라 통신사업자들도 속속 로봇산업에 진출했다. 로봇에서 가능성을 봤다는 얘기다. 대기업들과 통신사업자들은 이미 오래전에 로봇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실패한 경험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번은 다르다. LG전자,현대로보틱스,KT,SK텔레콤,LG유플러스 등 대기업들과 통신사업자들이 로봇 사업에 전략적으로 집중하면서 로봇산업의 비전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신축년 한해가 기대되는 이유다. 대기업과 통신사업자들의 참여로 국내 로봇산업의 파이가 커져야만 시너지 효과가 창출될 수 있다. 성공 사례를 축적해가야 한다. 

2) 선제적인 로봇산업 규제혁신이 필요하다

2020년 정부는 ‘2020 로보월드’ 현장에서 정세균 국무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로봇산업 선제적 규제혁신 로드맵’을 발표했다. 2020년에는 정부의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 승인에 따라 주차로봇, 자율배송 로봇,자율주행셔틀 등의 시범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그동안 배달 로봇은 도로교통법과 녹지공원법 등의 규정에 따라 보도나 횡단보도 등에서 운행할 수 없었지만 규제샌드박스 승인에 따라 보다 다양한 실증시험을 통해 기술을 검증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정부의 선제적 규제혁신 로드맵에 따르면 범분야 공통적용 규제(11건)와 4대 분야별 과제(22건) 등 총 33건의 개선과제가 2020년부터 2026년 이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협동로봇 안전 규제, 건설용 웨어러블 로봇 사용기준, 전기자동차 충전로봇 사업자 규정, 로봇 보험, 5G 적용 제조로봇 평가인증, 재난안전로봇 운용관리, 서비스 로봇 안전관리, 개인정보활용 가이드, 재활로봇의 원격의료 규정, 실외배달로봇의 도시공원 출입, 방역로봇의 안전 규정 등 세부 개선과제를 마련해 시행할 예정이다.

정부는 '포괄적인 네거티브' 정책 기조를 바탕으로 로봇산업 규제 완화를 선제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로봇산업이 빨리 4차산업혁명을 주도하는 분야로 뿌리를 내리려면 정부의 로드맵에 따라 로봇산업을 가로막고 있는 규제들이 하나씩 제거돼 로봇을 사회 전반적으로 확산할 수 있는 길이 열려야 한다.

3) 로봇 전문인력을 로봇 생태계안에 품자

우리나라 로봇산업 생태계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려면 무엇보다도 로봇산업계에 우수 인력들이 유입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않다. 로봇산업계 전문가들은 그나마 있던 로봇산업계 인재들마저 다른 산업 분야로 유출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하고 있다. 대학에서 로봇을 전공한 학생들이 로봇업계에서 일자리를 잡지못해 자동차, 전자, 게임 등 분야로 유출되는 현상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미국과 중국이 전세계 인공지능 인력을 압도적인 비율로 보유하고 있는 현실이 로봇산업계에서 그대로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018년 산업통상자원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오는 2026년까지 지능형 로봇산업에 필요한 인력이 3만명에 달해 2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 지능형로봇 기업의 평균 근로자 수는 18.2명으로 30명 미만 기업이 전체의 84.4%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영세 기업에 압도적으로 로봇산업계 인력이 집중되어 있다는 것은 국내 로봇산업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지 못하면서 우수한 인재를 끌어들이지못하고 오히려 유출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로봇산업이 4차산업혁명을 주도하는 산업으로 제대로 뿌리를 내리려면 우수한 로봇인력들을 로봇산업계에 유인하고, 로봇산업의 외형을 키우는 데 로봇산업계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

4)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사회

신축년은 로봇과 우리의 삶이 공존하는 사회를 함께 고민하는 한해가 되어야 한다. ‘로봇’은 (아직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우리 사회에서 논쟁의 불씨를 갖고 있는 인화성 강한 민감한 주제다. 로봇이 사람들의 기존 일자리를 빼앗아간다는 인식이 저변에 강하게 형성되어 있다. 사회 여러 분야에 로봇이 도입되면 기존의 일자리들이 사라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전문기관들은 로봇의 도입으로 전세계적으로 수백만~수천만개의 일자리들이 사라질 것이라며 기존 인력에 대한 재교육, 로봇 도입에 따른 수혜업종의 로봇세 도입 등을 제안하기도 한다.

로봇산업 육성과 함께 우리가 진지하게 고민할 것 가운데 하나는 바로 인간과 로봇의 공존사회다. 이미 많은 전문가들이 인간과 로봇의 공존이 가능하고 바람직하다는 시각에서 인간과 로봇의 공존시대를 준비해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노동자들의 3D 직종 기피, 노령화 사회 가속화에 따른 인력 부족을 해결하기위한 대안은 로봇일 수밖에 없다. 협동 로봇도 인간과 로봇의 공존을 위한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인간과 로봇 공존사회에 대한 사회적인 논의가 보다 심층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로봇 도입에 따른 실업자 양산이 현실화될 것에 대비해야 한다. 결국 인간이 배제된 로봇산업 육성 정책은 우리 사회에 부메랑으로 돌아와 훨씬 많은 사회적인 비용과 댓가를 요구할 것이다.

장길수  ksjang@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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